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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은 K유니콘 제2 벤처붐 이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3 19:28

수정 2021.05.03 20:29

'실리콘밸리 신화' 센드버드 등 스타트업에 투자 몰려
정부 이어 대기업 지원사격… 유니콘 기업 4년새 6배
국경 넘은 K유니콘 제2 벤처붐 이끈다
국내에서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숫자가 지난 2016년 2개에서 지난해 13개로 늘었다. 이는 세계 6위 규모다. 또 올해 1·4분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61.1% 증가한 1조245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벤처펀드 결성액도 186.7% 급증한 1조4561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창업 생태계가 'K-유니콘' 중심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쏘카 등 비상장 유니콘 기업은 물론 유망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본과 인재가 몰리면서다.
특히 유니콘이었던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제2, 제3의 쿠팡'이 되기 위한 국내외 기업공개(IPO)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테크 스타트업과 삼성, LG, SK,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 간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범위가 전략적·재무적 투자는 물론 기술 및 서비스 제휴로 확대되고 있다.

3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에만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국내 기업이 2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망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실제 한국인 창업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채팅 솔루션 기업 '센드버드'가 최근 유니콘에 합류했다 .

과거 정부가 이들 스타트업에 마중물을 부었다면 이젠 대기업도 전략적·재무적 투자를 통해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K-유니콘 탄생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005년 결성한 '한국모태펀드'는 민간 벤처캐피털을 통해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같은 유니콘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또 중기부 대표 창업지원사업인 '팁스 프로그램'의 경우, 팁스에서 선행투자를 받은 기업의 절반 이상의 후속투자 규모가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선행투자 2700억원의 14배 수준이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과거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기술 탈취'로 보며 색안경을 끼고 봤지만 이젠 '생태계 확장'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벤처투자를 운영하는 한편,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으로 창업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 CVC 조직인 D2SF(D2 스타트업팩토리)도 2015년 5월 출범 후 지금까지 68개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 및 협업하고 있다.

창업가 역량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K-유니콘 탄생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2021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한국인 스타트업 대표 15명이 포함됐으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는 국내 22개 스타트업이 'CES 혁신상'을 받았다. '신(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창업가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등이 잇달아 개인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물론 장 의장과 김범수 의장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김택진 의장이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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