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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바이오벤처 산실` 대덕, 글로벌 허브 된다

조한필 기자
입력 : 
2021-03-21 18:11:06
수정 : 
2021-03-21 21: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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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키트로 매출 급증
작년 수출 30배 늘어 2194억
벤처 투자액, 전국 30% 차지

대전시, 10년간 5400억 들여
글로벌 바이오창업 허브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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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대전시장(왼쪽 둘째)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프리시젼바이오를 방문해 연구개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대전시]
대전광역시는 특별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도시답게 국내 1호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1992년)와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2005년)를 모두 품고 있는 도시다. 바로 '바이오 벤처 원조 도시'다. 대전시는 이 같은 타이틀에 만족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은 2000년대 전후로 LG생명과학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자들이 벤처창업 붐을 일으키며 오랜 기간 성장한 기업들이 최근 기술 수출, 대규모 투자 유치, 코스닥 상장 등 성공신화를 만들며 글로벌 도약을 하고 있다"며 "바이오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입주하고 필요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랩센트럴과 유전자 기반 의약품 신속제조지원센터 등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01년 대전 대덕특구에는 바이오 기업이 17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등 총 311개에 달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기업이 집적해 있다. 대덕특구 바이오 기업들은 진단키트·장비 제조부터 유전자 추출·증폭 시약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기업군(群)을 형성하고 있다.

명노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20여 년 전 국내 바이오 산업 창출의 모태가 됐던 대전의 바이오 기업들이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확산 초기 국내외에 진단키트를 공급하며 K바이오의 저력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실제 솔젠트, 진시스템, 수젠텍, 바이오니아,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티엔에스, 지노믹트리 등 대덕특구 바이오 벤처들이 지난해 감염병 진단키트 수출로 벌어들인 돈만 전년 대비 30배가량 증가한 2194억원에 이른다.

또한 대덕 바이오 기업들은 지난해 국내 제약 특허기술 수출액 9조2795억원 중 67%인 6조1767억원을 차지하며 우위를 입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덕은 바이오테크 투자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투자사들이 지난해 대덕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금액만 전국 투자 비중의 29%인 3478억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대덕이 기업 투자가 몰리고 경쟁력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거듭난 이유는 뭘까. 대덕특구에 기반을 둔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 출연연과 대학·병원·지원기관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덕바이오커뮤니티·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벤처타운·바이오진단 융합기술센터·혁신신약살롱·바이오헬스케어협회 등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대전 바이오 생태계 특징은 민간·정부연구소 출신들, 즉 경험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갖고 하는 스핀오프형 창업"이라며 "스핀오프는 대전 바이오 기업만의 독특한 성공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기업들 간 선의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네트워크가 형성된 곳은 대전이 유일하다"며 "실패 확률을 줄이려는 바이오 기업들이 대전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이러한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성공을 이어받아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구축 등 바이오 창업·성장 선순환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전과 닮은꼴 도시인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와 같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5400억원을 투입한다.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은 "한국형 '랩센트럴' 구축 등 바이오 인프라 시설이 차질 없이 구축되면 대전은 과학벨트 마스터플랜과 연계해 연구개발(R&D) 활성화를 통한 국가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 비전을 실현할 키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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