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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크레딧애널서 헬스케어 전문가 변신 한투PE 노성욱 상무기업분석력 탁월…의료기관 해외 진출 도우미 '포부'

김병윤 기자공개 2021-03-16 10:29:0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3월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는)가 최근 두각을 보이는 부문은 펀딩이다. 지난해에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 △기업구조혁신펀드 △헬스케어펀드 등 3개의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나섰다. 기존 에너지·인프라에 특화됐던 이미지에서 탈피, 여러 부문에 걸쳐 투자 본능을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펀드의 경우 한화자산운용PE와 함께 결성하고 있으며, 자금 모집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이 펀드의 핵심 운용역은 노성욱 상무(사진)다. 노 상무는 헬스케어 부문에서 여러 트랙레코드를 쌓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까지 보유하고 있다. 투자 다각화에 팔을 걷어 붙인 한투PE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성장 스토리: 신평사 거쳐 PE로 이직…크레딧 분석·투자 실력 겸비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을 졸업한 노 상무의 첫 직장은 한국신용평가다. 숫자가 핵심인 전공을 살려 자본시장에 발을 들였다. 노 상무는 건설·유통업의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건설·유통 기업뿐 아니라 산업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아 크레딧 분석의 기초를 닦았다.

노 상무는 한국신용평가에서 3년을 근무한 뒤 투자의 세계로 뛰어든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내 해외운용팀으로 옮긴 노 상무는 해외펀드 운영 업무를 시작했다. 노 상무가 신한BNP파리바에 속했던 기간(2004년 12월∼2007년 8월)에 출시했던 '봉쥬르차이나주식1' 펀드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2004년 설정된 이 펀드는 70%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스의 운용자산(AUM)이 수백억원대에서 1조원 이상 불어났던 시기이기도 했다.

펀드매니저로 주가가 오르던 때 노 상무는 학업의 길을 다시 걷는다. 미국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at Northwestern University에 진학해 MBA를 취득한다. 노 상무는 "투자와 관련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MBA의 길을 선택했다"며 "2년여의 과정을 거치며 전문지식·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MBA를 마친 뒤 PE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스타트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우리PE)다. MBA에서 맺게 된 연을 계기로 우리PE에 합류하게 됐다. 우리PE에서 근무한 약 5년 동안 △홈쇼핑 기업 NS쇼핑 △글로벌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Acushnet) 등에 투자했다.

우리PE에서의 대표적 트랙레코드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과 결성한 '우리블랙스톤펀드'다. 이 펀드는 블랙스톤이 국내 PE와 공동GP를 이룬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결성 뒤 13.2%의 내부수익률(IRR)로 청산했다. NS쇼핑 투자의 경우 2012년 구주 750억원어치를 인수, 2015년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로 엑시트(exit)에 성공했다. 펀드가 회수한 금액은 투자액의 1.7배 수준인 약 1250억원이다. 25%에 달하는 IRR을 시현했다.

노 상무는 2014년 6월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이하 뉴레이크)에 합류했다. 뉴레이크는 블랙스톤 한국법인을 모태로 설립된 PEF 운용사다. 앞서 블랙스톤과 작업을 해본 이력이 이직으로 연결됐다. 뉴레이크에서 특히 헬스케어·의료서비스 부문에 대한 인사이트를 길렀다는 게 노 상무의 설명이다. 노 상무는 뉴레이크에 몸담은 동안 △선병원의 미국 LA 헌팅턴비치 수술병원 인수 △헬스커넥트의 해외투자 등에 나섰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에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한투PE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1000억원 규모의 헬스케어펀드를 조성중이다.

◇투자 스타일·철학 : 숫자 이면의 잠재력에 집중

투자업에 발을 들인 초기 노 상무가 주안점을 둔 것은 숫자다. 신용평가사의 애널리스트답게 주요 재무지표를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는지, 재무구조는 탄탄한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헬스케어·의료서비스 부문에 눈을 뜨면서 투자 철학도 바뀌었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은, 그 이면의 잠재력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대체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헬스·바이오 업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다.

때문에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 등을 더 세밀하게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 노 상무의 얘기다. 주요 시설·설비를 눈으로 직접 보고 핵심 인력과 면담을 하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작업에 적잖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노 상무는 "헬스케어·의료서비스 기업의 경우 대체로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경영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헬스케어·의료서비스 산업은 앞으로 있을 이벤트가 기업가치에 핵심 가운데 하나"라며 "현재의 숫자에만 매몰되기보다는 미래의 스토리에도 집중하는 게 적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1: 최고 집단지성의 결과물 '헬스커넥트 투자'

노 상무의 대표적 딜 가운데 하나는 헬스커넥트(healthconnect) 투자다. 헬스커넥트는 2011년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합작·설립한 기업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 기관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업이 힘을 모아 의료ICT 솔루션 개발사업에 나섰다.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다소 생소한 비지니스였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사업 진출 의지가 반영된 업체로 눈길을 끌었다.

노 상무는 뉴레이크 재직 때, KTB PE와 공동GP를 이룬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헬스커넥트에 175억원어치 투자했다. 2018년 6월 헬스커넥트가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각각 75억원, 100억원 규모로 매입했다.

뉴레이크-KTB PE는 헬스커넥트의 우수한 기술력에 투자의 초점을 맞췄다. 투자가 이뤄진 때 헬스커넥트는 '당뇨관리 솔루션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3등급'과 'CE(Conformite Europeen Marking)인증'을 획득한 상태였다. CE인증은 유럽연합(EU)의 지침을 준수하고 인증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 유럽 내 판매허가를 내어주는 인증을 의미한다.

뉴레이크-KTB PE는 헬스커넥트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했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해외 수주의 기반을 닦는 동시 기능별 기업구조의 재편에도 나섰다. 뉴레이크-KTB PE의 전략은 성과를 거뒀다. 헬스커넥트는 중국에서 모바일 당뇨관리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고, 중동에 스마트병원 솔루션을 수출하기도 했다.

노 상무는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점차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은 적잖은 시너지를 낼 걸로 내다봤다"며 "헬스커넥트 투자로 국내 최고 의료기관과 대기업 간 협업에 동참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2: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도우미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 투자'

헬스커넥트와 마찬가지로 뉴레이크-KTB PE가 투자한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 또한 노 상무의 대표적 트랙레코드다.

뉴레이크-KTB PE는 2015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모태펀드 보건계정이 함께 출자한 '한국 의료 글로벌 진출 펀드' 사업의 위탁운용사로 선발됐다. '국내 병원·헬스케어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을 내건 출자사업의 기조에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 투자는 잘 부합한다는 평가다.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은 대전 선병원이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구축한 기업이다. 뉴레이크-KTB PE는 2016년 12월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이 발행한 RCPS를 30억원어치 사들였고, 약 1년 뒤 50억원 규모로 RCPS를 추가로 매입했다.

8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수술전문병원인 'Ambulatory Surgery Center'를 인수했다.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 병원을 사들이는 사례가 흔치 않았던 때,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준 의미 있는 딜이라는 게 노 상무의 의견이다.

노 상무는 "선헬스케어인터내셔널 투자의 경우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 투자에 성공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국내 의료 산업의 발전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투자"라고 말했다.

◇업계 평가: "헬스케어·의료서비스 투자 실력·네트워크 독보적"

노 상무에 대한 주변의 평가에서 빠지지 않은 단어가 '네트워크'다. 특히 헬스케어·의료서비스 산업에 있어 독보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최명록 큐캐피탈파트너스 부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노 상무의 강점은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들과 깊은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의료업계 종사자를 상대로 투자 논의도 잘 해내는 재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상무와 함께 한 투자 가운데 여러 이해관계자 간 눈높이가 달라 딜 성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여럿 있었다"며 "쉽지 않은 투자 건도 노 상무가 앞장서 마무리 짓는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과거 KTB PE에 근무했던 시절, 뉴레이크와 함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면서 노 상무와 연을 맺었다.

고승국 한화자산운용PE 본부장도 최 부사장과 비슷한 의견이다. 고 본부장은 노 상무와 과거 우리PE에서 함께 근무했었다.

고 본부장은 "국내에서 헬스케어 투자라고 하면 특정 부분에만 치중하는 게 일반적인 데 반해 노 상무는 여러 비지니스 모델을 두루 살핀다"며 "많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산업 내 밸류체인과 의료기관의 플랫폼화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 : "스마트 헬스케어 투자 기반 마련"

지난해 한투PE에 합류한 노 상무의 최우선 목표는 결성 중에 있는 헬스케어펀드의 운용이다. 여러 공동GP 경험과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운용안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관련해 노 상무가 눈여겨 보는 건 IT와의 접목이다. 의료 산업이 점차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해 나가는 데 있어 IT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헬스커넥트에 투자한 이력을 보유한 덕에 어느 정도 투자의 구상은 해둔 모습이다.

나아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투자도 염두하고 있다. 전통적인 헬스케어 산업과 결합시켜 '스마트 헬스케어'라는 큰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노 상무다.

노 상무는 "헬스케어펀드는 의료 기술·산업이 한 축을, 정보통신 분야가 다른 한 축을 이루도록 할 계획"이라며 "두 축에 속한 기업 간 강력한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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