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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투자로 체력 키우고 ‘외연 확장’ 나선다 [PEF 릴레이 분석 ⑨오퍼스PE]
기업구조조정 노하우 전문 PE 하우스 성장
오퍼스 1~3호 펀드 성공 투자로 날개 달아
기업구조혁신펀드 성과·조선사 M&A 두각
유능한 인재영입으로 투자색깔도 다양해져

기업 구조조정분야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는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거듭난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부실 기업에 대한 ‘재무 주치의’ 역할 뿐 아니라 성장 기업에 날개를 달 그로쓰(growth) 투자까지 전방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구조조정 전문 PE 하우스로 성장 = 김정호 오퍼스PE 대표는 지난 2011년 지금의 오퍼스PE의 전신인 오퍼스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밸류인베스트먼트,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에 머물며 기업구조조정 투자 관련 전문성을 키워온 김 대표는 투자 기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고자 2010년 우리PE를 나온 후 직접 회사를 차렸다.

오퍼스투자자문 시절 처음 결성한 펀드는 2012년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공동 조성한 ‘UT(유나이티드 턴어라운드) 제2차 기업재무안정 PEF’(580억원)였다. 다우닝산업 등 12개 회사의 스페셜 NPL(부실채권)을 투자대상으로 4년만에 펀드를 청산, IRR(내부수익률) 10%를 거뒀다.

오퍼스PE로 이름을 바꿔 달고 결성한 첫 펀드는 ‘유암코-오퍼스 기업재무안정 PEF’(1410억원)이었다. 2015년 펀드 설립 당시 국내 최대 규모 재무안정 블라인드펀드로 주목을 받았다. 상신종합식품, 대륙금속, 금오하이텍 등 회생·워크아웃 기업 15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오퍼스 제1~3호 펀드들을 잇따라 조성, 성공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체력을 키워 왔다. 110억원 규모의 ‘오퍼스 제1호 PEF’로는 경북 칠곡 소재 골프장에 투자해 IRR 15%를 달성했고, ‘제3호 PEF’로는 국내 한 토지신탁사에 그로쓰캐피탈 투자를 단행, IRR 18%를 거뒀다.

또 2017년에는 ‘제2호 PEF’를 통해 전략적투자자(SI)인 더블유게임즈와 공동으로 미국 소재 온라인 게임사인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에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에 참여하며 업계 관심을 끌었다.

▶기업구조혁신펀드서 두드러진 성과...조선사 M&A서 두각 = 2019년 4월 NH투자증권 PE와 조성한 3061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인 ‘NH-오퍼스 기업구조혁신 PEF’가 본격적인 투자 시대를 열었다.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1000억원을 출자받은 데 이어, 국민연금의 스페셜시츄에이션(SS) 분야 컨테스트를 통과해 병행펀드로 1000억원을 출자받으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슷한 시기 함께 구조혁신펀드를 출범했던 다른 운용사(GP)들과 달리, NH-오퍼스 펀드는 빠른 투자결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홍인화학과 모베이스전자 등 사례가 대표적이다.

펀드가 175억원을 투자한 홍인화학은 홍인화학은 염소와 염화수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해 정수장과 화학제품회사 등에 판매해 온 회사다. 반도체 소재용 고순도 염화수소(HCL) 등 생산을 위해 지난 10여년간 400억원 가까이 시설·개발투자를 단행했지만 소요 기간이 길어지며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김정호 대표는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반도체용 고순도 염화수소 국산화가 절실했던 시점에, 적시에 투자를 통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빠르게 양산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부터 전자재료 부문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억원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진행한 모베이스전자(구 서연전자) 역시 최근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됐다. 모베이스전자는 최근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전력변환장치(인베터, 컨버터) 등 전기차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지속 상승하며 최근 펀드는 CB를 주식으로 전환, 장내매도를 통해 투자금 일부 회수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한진중공업과 신한중공업 등 잇따른 중소조선사 M&A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한진중공업 딜에서는 한국토지신탁-동부건설과, 신한중공업 딜에서는 태화기업과 인수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SI와의 협업에 유연하다는 평가도 얻었다.

오퍼스PE는 향후 이들 조선사들의 본업에 집중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나종선 오퍼스PE 운영부문 대표는 “조선업 본업에 대한 영속성과 성장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투자였다”며 “이를 기본으로 한 후 새 먹거리를 찾고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오퍼스PE의 누적 운용자산(AUM)은 6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운용 중인 AUM은 5200억원이다. 청산된 펀드의 가중평균 내부 수익률(Gross IRR)은 12%를 기록 중이다. 대표 펀드인 NH-오퍼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현재 소진률은 30%, 5월께 한진중공업과 신한중공업 투자가 완료되면 소진률은 70%에 달할 전망이다.

김정호 대표는 “2차 기업구조혁신펀드 기회를 잡아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그로쓰캐피탈 관련 프로젝트를 추가로 시도해 외연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종선 대표는 “구조조정 투자 대상 기업들에 대한 치유 가능성을 고민하고, 조기에 회생시켜 고용 창출 등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인력 합류...투자 전력 향상 = 2011년 설립된 작은 투자자문사는 현재 13명의 운용인력이 투자를 진행하는 중견 PE 하우스로 성장했다. 주요 인력이 합류하면서 오퍼스PE의 투자 색깔도 한층 다채로와지고 있다.

투자1본부를 이끌고 있는 윤석호 상무는 2016년 오퍼스PE에 합류했다. 윤 상무는 삼정회계법인 출신 공인회계사로, 이후 우리PE에서 김정호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우리PE 시절 윤 상무는 아이마켓코리아와 타이틀리스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 깊이 관여했다. 오퍼스로 자리를 옮긴 후 DDI 투자와 금오하이텍, 일성하이스코 등 바이아웃 딜을 주도했다. 윤 상무는 투자1본부에서 기존 기업구조혁신펀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4월에는 나종선 대표가 공동대표로 합류하며 오퍼스PE 운영부문 강화에 날개를 달았다.

나대표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장으로 지내며 대우 파산과 대우건설·현대건설·하이닉스반도체 M&A 등 그룹사 구조조정을 주도한 업계 대표 전문가다. 유암코의 초대 기업구조조정 본부장을 맡기도 했으며,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정에도 참여했다. 나 대표 합류로 구조조정 투자에 강한 오퍼스PE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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