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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흔드는 `넥스트 쿠팡`…`한국판 소뱅`에 들썩이는 벤처캐피탈

김규리 기자
입력 : 
2021-03-15 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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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창투·아주IB 나란히 상한가 직행
창투사 연일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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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주인공은 쿠팡이다.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NYSE(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이후 쿠팡과 관련 있는 종목마다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쿠팡 나비효과'다. 시장은 다음 타자를 물색 중이다. 크래프톤, 마켓컬리, 야놀자 등 실적을 떠나 성장 잠재성을 갖고 있는 숨은 진주 찾기에 분주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성창업투자와 아주IB는 각각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3035원, 5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외 SBI인베스트먼트(22.33%↑), DSC인베스트먼트(10.91%↑), TS인베스트먼트(10.39%↑), 린드먼아시아(9.69%↑), SV인베스트먼트(9.29%↑)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5.62%↑), 미래에셋벤처투자(2.82%↑) 등도 상승하며 장을 끝냈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비상장 기업에 선투자하고 지분은 매입해 상장 이후 수익을 회수하는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VC)이다.

앞서 쿠팡이 그동안의 영업 손실을 뒤로하고 역대급 나스닥 상장 기록을 세우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으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꼽힌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기술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총 3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쿠팡 지분은 38%다. 상장 이후 쿠팡의 시가총액이 886억5000만달러까지 오르면서 소프트뱅크가 가진 쿠팡 지분 가치도 336억8700만달러(약 38조원)로 뛰었다. 투자 이익만 160억달러(약 17조7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VC업계가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쿠팡에 이어 글로벌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한 '크래프톤', 새벽배송의 원조 '마켓컬리', 여가플랫폼 '야놀자' 등이 연달아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2의 소프트뱅크 찾기에 투자자 눈이 집중된 것이다.

대성창투는 지난 2016년부터 크래프톤에 투자를 집행하면서 회수 실적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수익을 실현하고 있고, 올해 크래프톤 상장 이후 나머지 투자액에 대한 평가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주IB는 이미 크래프톤과 야놀자 양사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야놀자에 200억원을 투자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있다. 이외에도 마켓컬리의 지분을 2.4% 보유한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야놀자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한 SBI인베스트먼트도 상장 소식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떠오르는 VC종목 투자에는 꼼꼼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창투사가 모두 소프트뱅크와 같은 수익 실현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분을 보유하는 창투사의 지분율을 살펴 수익 실현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주IB투자와 TS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크래프톤 주요 주주(지분율 5% 이상)가 아니고, 마켓컬리 상장으로 연일 급등한 DSC인베스트먼트의 소유 지분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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