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앞둔 KTB네트워크 "바이오·AI·친환경 분야 집중 투자"
“유망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은 그 자체로 고성장산업입니다. 지난 5년간 KTB네트워크의 운용자산(AUM)이 세 배 이상 늘어난 게 단적인 사례입니다. ”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62·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벤처 투자는 저성장 국면에서 가장 유망한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KTB네트워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KTB네트워크는 1981년 설립된 공기업인 한국기술개발을 모태로 한 국내 1세대 VC다. 지금은 최대주주인 KTB투자증권의 100% 자회사다.

신 대표는 2008년부터 13년째 KTB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대학원(석사)을 나온 엔지니어였다. 옛 현대전자(SK하이닉스)를 거쳐 1985년부터 KTB네트워크에 몸담고 있다.

내년 창립 40년을 맞는 KTB네트워크는 그동안 국내외 1200여 개 벤처기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IPO에 성공한 기업만도 290여 개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 이후 셀리드, 티움바이오, 올리패스 등 22개 기업이 증시에 상장됐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비상장사에도 일찌감치 투자해 높은 수익을 냈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 장비업체인 버클리라이츠와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모터스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 투자로 일곱 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KTB네트워크는 다른 VC와 차별화된 부분으로 ‘도덕성’을 꼽는다. 신 대표는 “VC는 기관투자가 등의 자금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자(LP)와의 이해관계 일치가 중요하다”며 “그래서 펀드 설정액의 최소 10% 이상을 VC 고유 계정에서 출자한다”고 설명했다.

IPO를 추진하게 된 배경도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2015년 3062억원에 불과했던 KTB네트워크 운용자산 규모는 작년 말 1조1645억원으로 불어났다. 신 대표는 “펀드 사이즈가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추가로 출자금을 확보하려면 IPO를 통한 신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TB네트워크가 VC업계 평균(20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인정받으면 시가총액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신 대표는 향후 유망한 투자 테마로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친환경 등을 꼽았다. 그는 “바이오의 경우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친환경 분야에 대해선 신재생은 물론 폐기물 처리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