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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소기업] 1조5000억원…정부, 모태펀드에 태워 벤처·스타트업 키운다

이덕주 기자
입력 : 
2021-03-02 0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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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올해 1차 7500억원 이어 2차 5000억원 출자

민간 벤처 펀드에 정부 참여
스타트업 생태계 자금줄 역할

바이오·그린뉴딜에 투자하는
스마트대한민국펀드도 포함

문체·과기부·특허청 등 출자
자율차·특허기술·한국영화
스마트물류 등 전방위 투자

참여할 VC 30일까지 모집
사진설명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모태펀드를 통해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 약 1조5000억원을 출자해 3조원 규모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5000억원 규모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을 공고했다. 출자 규모는 50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1차 정시 출자사업 공고를 한 7500억원과 합하면 2021년은 1조5000억원 규모다.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규모는 2019년 1조원, 2020년 1조5000억원이었다. 모태펀드 사업은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정부가 민간 투자자들의 벤처펀드 조성에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2005년 시작돼 2021년까지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요한 자금줄이 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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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정부가 아닌 기관투자가가 벤처펀드의 LP로 참여한다. 국민연금, 대학기금과 같은 연기금, 은행·보험 등 금융사 자금이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연기금과 금융사도 투자하지만 모태펀드가 중요한 자금 공급원이 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체 벤처펀드 4조1105억원 중 모태펀드 투자를 받은 펀드가 2조1005억원 정도다. 보통 모태펀드가 40~60% 자금을 출자하기 때문에 4조원 시장 중 약 1조원을 정부 자금으로 볼 수 있다. 전체 벤처투자 자금 4분의 1 정도에 정부의 돈이 투입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모태펀드는 1회적으로 소모되는 예산이 아니다.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하고 성과가 나오면 돌려받기 때문에 투자 원금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벤처펀드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자금은 모태펀드로 돌아와 재투자가 이뤄진다. 모태펀드가 투자한 벤처펀드들 평균 수익률은 연 6%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해 12월 '모태펀드 2021년 1차 정시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최근 1차 심의를 마쳤다. 중기부가 7500억원을 출자해 1조6000억원 이상으로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인데, 132개 벤처캐피털이 1차 모집에 참여해 4조6423억원을 결성할 예정이라고 중기부에 신청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모태펀드 2021년 2차 정시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참여할 벤처캐피털을 3월 30일까지 모집한다. 2차 모집에서는 중기부 예산 3055억원 외에 특허청,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예산으로 약 2000억원이 출자된다.

올해 모태펀드에는 한국판 뉴딜의 상징인 '스마트대한민국펀드'가 포함돼 있다. 2025년까지 총 6조원을 목표로 이뤄지는 스마트대한민국펀드는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다. 2021년에 총 1조원을 목표로 이번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을 통해 9000억원, 2차 정시 출자사업을 통해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총 3500억원을 출자해 펀드 9000억원을 조성한다. 분야별로 비대면 펀드 4000억원, 바이오 펀드 1250억원, 그린뉴딜 펀드 1250억원이 조성되고 대기업·유니콘 등 멘토기업이 후배기업의 후원자로서 펀드 조성에 참여하는 멘토기업 매칭 분야가 25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중기부 외에 문체부, 특허청 등 8개 부처가 관할 분야와 관련된 벤처펀드에 출자한다.

특허청은 특허기술 사업화기업과 지식재산(IP) 출원 프로젝트에 중점 투자하는 특허기술사업화 펀드를 1250억원 규모로, IP 기반 스타트업의 크라우드펀딩 지원 펀드를 15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문체부는 한국 영화에 투자하는 펀드 560억원(362억원 출자)과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 조성을 위해 관련 문화산업과 투자진흥지구 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 333억원(100억원 출자)등 약 900억원을 조성한다. 과기정통부는 실감콘텐츠 등 가상융합(XR) 산업 분야와 공공기술 사업화 기업, 연구개발특구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790억원(출자 480억원)을 조성한다.

국토부는 도시, 주택, 교통, 물류 등 국토교통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340억원(출자 200억원) 조성한다. 특히 드론, 스마트물류,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 디지털 융합 분야를 신설한다. 교육부는 정부와 대학 등이 초기 대학 창업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160억원(출자 120억원) 이상 규모의 대학창업펀드를 조성해 대학창업기업의 사업화 동력 확보 및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사회적 경제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12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출자 90억원), 최근 심각해진 청년 고용 상황을 고려해 청년 고용을 창출한 기업에 투자하도록 운용할 계획이다.

'지역뉴딜 벤처펀드' 도입…지방 혁신기업에 단비

모태펀드 수도권 투자집중 완화
공공기관·지자체, 권역별 조성
유망산업 분야 중기·벤처 발굴

1~2차에 걸쳐 600억원 출자
올해 모태펀드 조성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뉴딜 벤처펀드'다. 그동안 모태펀드의 투자를 받은 벤처펀드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벤처기업에 투자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벤처 생태계가 잘 조성된 서울과 수도권 지역 기업에 투자가 집중됐다.

지난해 6월까지 모태펀드 자펀드의 지역별 투자 현황을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8조5484억원으로 전체 12조1494억원의 70.3%를 차지했다. 수도권 외 지역은 5대 광역시 9.3%, 나머지 지역이 8.2%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역 균형 뉴딜'의 촉진과 지역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유일한 자금 공급원으로, 지역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권역별로 조성할 계획이다.

모태펀드, 지역 공공기관, 지자체 등이 참여해 모펀드를 조성(한국벤처투자 직접 운용)하고, 이를 통해 지역뉴딜 벤처펀드(자펀드)를 조성해 지역 혁신기업, 규제자유특구 내 기업과 유망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 등에 투자한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1차와 2차에 각각 400억원과 20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공고했다.

2021년에 전국 4개 권역을 목표로 추진하고 수요 등을 봐가며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1일에는 부산에서 제1호 지역뉴딜 벤처펀드 시범 조성을 위해 한국벤처투자, 기술보증기금, 부산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약 1000억원 규모의 '부산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조성해 부산 소재 혁신기업, 규제자유특구 관련 기업(블록체인, 친환경 미래에너지 등), 지역 주력 산업 등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지역뉴딜 벤처펀드 추가 조성을 위해 2020년 12월 대전 충청 세종 권역부터 시작해 2021년 1월 말까지 권역별 지역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뉴딜 벤처펀드의 취지와 운용 구조, 지역 투자 성공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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