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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투자로 스틱 '잭팟'...지분 100% 보유한 디피씨도 '화색'

▶ 디피씨와 스틱 합병설 솔솔...디피씨 "아직 계획 없다"

  • 명순영 기자
  • 입력 : 2021.01.22 09:25:04
  • 최종수정 : 2021.01.22 15:50:19
산업용 고압변성기 제조기업 디피씨가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서비스기업 `그랩(Grab)`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 소식에 주목받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9월 그랩에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디피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랩 기업공개 규모는 최소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그랩은 현재 160억달러(약 17조6000억원) 이상의 시장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랩이 상장할 경우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잭팟`을 거두게 된다.

업계에서는 디피씨와 스틱인베스트먼트 간 합병에 한발 다가섰다고 해석한다. 스틱 지분 100%를 보유한 디피씨는 사업 내용에 프라이빗에쿼티 펀드 및 벤처투자조합을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디피씨는 전자부품이 본업이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워낙 높아 대주주들은 `디피씨=스틱인베스트먼트`로 인식하기도 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가치에 투자하기 위해 디피씨 주식을 사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양사 간 합병은 시기의 문제일 뿐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완전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합병해 단일 법인을 출범시키면 펀드 운용 주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도용환 디피씨·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스틱 규모가 커지는 경우 디피씨와 합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합병법인은 코스피 상장법인이 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전업 PEF(사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첫 번째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러나 디피씨 측은 "아직 합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명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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