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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만에 고속성장한 건설 스타트업인 호반건설이 차별화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내놓은 해법입니다.”
원한경 플랜에이치벤처스 대표는 호반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법인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플랜에이치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대한 의지를 갖고 기획한 작품이다. 호반건설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신사업을 찾기 위해서다.
창업기획자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을 선발, 보육, 투자해 성장을 돕는다. 단순 투자가 중심이 되는 벤처투자회사(벤처캐피탈ㆍVC)와는 다르다. 국내 창업기획자 등록기업은 300곳이 넘는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전체의 30%로 가장 많고, 바이오의료(22%), 정보통신 제조(13%) 순이다.
플랜에이치는 설립 2년여 만에 꽤 영향력 있는 창업기획자로 자리매김했다. 시드(씨앗) 투자 분야의 큰손이자,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의 61개 운용사 중 하나다.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하나.
건설분야에 국한하지 않는다.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공간을 개선하고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라이프 플랫폼’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모두 대상이다.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15곳에 투자했다. 우면동 신사옥에 300평 규모의 스타트업 보육공간도 있다. 호반그룹의 다양한 계열사가 보유한 풍부한 테스트베드 덕분에 확장성이 탁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왜 필요한가.
한때 해외수출 1위에 오를 만큼 건설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반면, 혁신활동은 제조업에 비해 더딘 편이다. 건설사 내부의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 DNA를 심는데 한계가 있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외부의 자극이 필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새싹기업을 키우면서 건설회사도 생존하는 지름길이다. 미래의 협력업체를 창업 초기부터 키우는 작업이다. 이미 많은 건설사들이 시작했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투자 대비 효과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검증해 1억∼3억원가량의 시드 투자를 결정한다. 이런 씨앗 투자가 작아 보이지만 스타트업이 커 나가는데 소중한 기반이 된다. 플랜에이치는 팀스 운영사로서 시드 투자와 함께 정부 R&D 자금지원을 연결해준다. 민간자금 투자와 정부 R&D 자금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은 KS마크처럼 검증된 회사로 통한다. 탄탄한 초기 운영자금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성장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초기 투자의 가치도 함께 급등한다. 텐일레븐처럼 당장 건설현장의 혁신을 직접 도와주는 기술도 있지만 비바이노베이션(건강검진 솔루션)처럼 업무효율성을 측면지원하는 기술도 많다.
건설 스타트업 최신 트렌드는.
자재, 시멘트 등과 같은 공법 개발은 스타트업의 몫이 아니다. 주로 디지털 트윈, AI 설계, AI 기반 사업성 분석, 드론 현장 관리, 안전관리 등 디지털 솔루션업체가 대부분이다.
올해 계획은.
스타트업이 성장할수록 대규모 펀드가 필요하다. 작년에 벤처투자조합(플랜에이치 오픈이노베이션 1호)을 조성했고, 올해는 더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정부의 모태펀드를 활용해 규모를 키운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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