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그는 "벤처캐피털 등에서 투자를 받을 때 계약서 작성법도 모르는 스타트업이 많다"며 "재작년부터 한국벤처투자는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언 등을 해주고 있는데, 이 비중을 더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5년 정부 출연으로 설립된 한국벤처투자는 밴처캐피털 등이 조성하는 투자펀드에 출자하는 펀드(fund of fund), 즉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다. 모태펀드가 스타트업을 포함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자금줄인 셈이다. 크래프톤(옛 블루홀), 국내 첫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한 벤처기업에도 모태펀드 자금이 거의 흘러 들어갔다. 한국벤처투자는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6조4000억원을 출자해 자펀드 22조원을 결성하고 5243개 기업이 총 15조원을 투자받도록 도왔다.
모태펀드는 올해 약 1조3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자금이 벤처캐피털에 더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시스템도 일부 보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체적으로 투자 수익률이 좋은 벤처캐피털이라도 모든 산업 영역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며 "벤처캐피털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현재 잘 구비돼 있지만 모태펀드 운용 성과를 더 높이기 위해 특정 펀드를 조성할 때 정말 그 펀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인지 더 면밀히 따져보고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도 열중이다. 직원들과 종종 도시락 미팅을 하면서 직원들 고충을 귀담아듣고 있다. 취임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네 번이나 도시락 미팅을 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 업무가 과중해 추가 인력 채용 등을 통해 처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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